지난 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중국인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도우인 캡처

명동 길거리 라방과 중국인 라이브커머스 판매가 최근 급증하면서 한국 상권에서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이공(보따리상)이 온라인 생방송 판매 형태로 진화하면서 정품 인증 효과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거리 판매 방송’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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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한복판에서 벌어진 ‘길거리 라방’ 현장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한 중국인 여성이 여행 가방을 펼쳐 놓고 스포츠 브랜드 재킷을 꺼내 입으며 스마트폰으로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중국어로 상품 특징을 설명하며 “한국에서 직접 구매한 정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옆에 있던 남성은 노트북으로 주문량과 채팅을 실시간 확인했고, 방송 시작 10분도 되지 않아 ‘완판’을 알리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은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며 판매 종료를 알렸다.

이들이 외친 숫자 ‘168’은 중국에서 “계속 부자가 된다”는 의미와 발음이 비슷해 행운의 숫자로 통한다. 한국 거리에서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라이브커머스, 이른바 ‘길거리 라방’이었다.

따이공에서 라이브커머스로… 보따리상의 진화



최근 명동뿐 아니라 홍대, 성수 등 주요 상권에서도 중국인들의 거리 방송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과거 면세점에서 상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으로 가져가던 따이공 방식이 실시간 온라인 판매로 바뀐 것이다.

중국 쇼핑 플랫폼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한 중국인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명동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의류·신발·모자 등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을 통해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주문을 받는다.

상품을 소개할 때마다 수백 명의 시청자가 사이즈와 재고를 문의했고, 방송 이후 영상은 1분 내외 숏폼으로 편집되어 추가 홍보 콘텐츠로 활용됐다. 일부 영상은 생방송 시청자 수보다 더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도 경쟁력



가격 역시 판매 확대의 핵심 요인이다. 한 방송에서는 유명 브랜드 운동화가 약 15만 원에 판매됐는데, 중국 온라인 쇼핑몰 가격보다 약 20% 저렴한 수준이었다.

또 다른 판매자는 유명 브랜드 대신 가성비 상품을 직접 발굴해 판매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실제 착용 모습을 보여주며 디자인과 착용감을 설명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한국에서 방송하면 생기는 ‘정품 효과’

전문가들은 길거리 라방이 한국에서 진행되는 이유로 신뢰 확보를 꼽는다. 한국의 주요 쇼핑 거리를 배경으로 방송하면 현지에서 직접 구매한 정품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SNS에서는 한국 브랜드 제품을 현장에서 판매하는 방송이 자주 공유되고 있으며, 일부 인기 브랜드 상품은 구매 영상까지 함께 확산되고 있다.

또한 유동 인구가 많은 거리의 분위기 자체가 마케팅 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 소비자에게 간접 체험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상인들 “보행 방해·소음 피해” 불만도 증가

하지만 현지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길거리에서 방송 장비를 설치하고 큰 소리로 진행되다 보니 보행로가 막히거나 소음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명동의 한 상인은 매장 앞에서 장시간 방송이 진행될 경우 영업에 방해가 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최근 반년 사이 거리 방송이 크게 늘었지만 별도의 단속이나 관리가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새로운 관광 소비인가, 규제 사각지대인가

길거리 라방은 한국에서 상품을 구매해 해외 소비자에게 즉시 판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방식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무허가 영업, 소음, 보행 방해 등 도시 관리 측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026년 기준으로 관련 규제는 명확히 정비되지 않은 상태이며, 향후 관광 상권 관리 정책에 따라 단속이나 제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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